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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26, 2013

Minsk의 크리스마스

Елка, которая стоит в торговом центре "Столица" в Минске.




민스크에서의 크리스마스는 무덤덤하게 지나갔다. 그저 홈스테이 중인 집에서 Ёлка를 세웠을 뿐이다. Ёлка는 크리스마스가 되기 며칠 전에 세워서 새해까지 쭉 세워둔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새해 모두 기념하는 셈이다.

나는 몰랐는데 크리스마스 당일날 정오 무렵 어디에선가 산타 퍼레이드가 있었던 모양이다. 홈스테이 집에서 각자 요리를 해먹으며 뉴스를 보다가 우연히 알 수 있었다. 저런 게 있다는 걸 알았다면 갔었을텐데, 라고 했더니, 애들이나 가는 거라며 갈 필요가 없단다.

그래도 외국에 나와 있으면 한국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아주 사소하고 유치한 것마저도 일단 보고 싶게 되는 것 같다. 그 사소한 게 민스크에서의 사소함이니까, 민스크라는 이름 하에 사소함이 사소함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외국이란 그런 것 같다.

아무튼 여기에서는 그렇게 산타 퍼레이드를 한 것 외에는 별다를 것 없이 지나가지 않았나 싶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13시부터 19시까지 수업을 들었는데, 거리에서도 학교에서도 크리스마스의 기분 같은 건 느끼지 못했으니까. 가끔 메리크리스마스라던가, 트리 모양의 전등 장식이 보일 뿐이었고, 학생들의 얼굴에서 설렘 같은 건 발견하지 못했다.

택시를 탔는데, 크리스마스 얘기를 좀 했다. 여기서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냐고 물었더니, 공휴일인만큼 당연히 기념을 하기는 하지만 서유럽만큼 성대하게 기념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어쨌거나 국민의 대다수가 러시아정교회 신자인만큼 가톨릭의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은 가톨릭 신자들이 주로 기념하는 편이며, 1월 7일 러시아 정교의 크리스마스를 더 성대하게 기념한다는 것이다.

그럼 오늘 여자친구에게 선물 같은 건 줘야되냐고 물었더니, 자기 생각에는 여자친구가 가톨릭이면 주고 아니면 안 줘도 될 것 같다고 하곤, 준다면 뭘 줘야겠냐는 물음에는 꽃이나 초콜릿, 향수 같은 거라고 대답해줬다.

여기서 몇 번 타본 적이 없는 택시지만, 그 몇 번 중 유일하게 인상이 서글서글하고 대화를 부드럽게 하는 아저씨여서 기분이 좋았다. 내리는데 은근슬쩍 거스름돈 1500루블(BYR) 정도 안 주길래 그냥 С Рождеством!라고 말하며 잘 가라고 하고 내렸다.


근데 우리나라는 왜 인터넷에서 개독 개독 하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만 되면 다들 들뜨는지, 왜 이런 문화가 형성되었는 지 문득 궁금해진다..

이렇게 크리스마스는 지나가고, 자, 이제 새해가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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